흥미로운 연구(논문)/비즈니스 톡톡

"광고를 많이 때리면 주가가 오른다?" 마케팅비가 주식 시장을 흔드는 비밀

PhDHelper 2026. 5. 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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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TV나 유튜브에 수십억 원짜리 광고를 내보내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마케팅과 재무 학계의 천재학자들은 아주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기업이 하는 제품 광고가 소비자뿐만 아니라,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의 마음도 훔치지 않을까?"

마케팅 비용이 어떻게 주식의 몸값을 바꾸는지 증명해 낸 아주 유쾌하고도 날카로운 논문 한 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연구 배경 (Research Background)

과거의 전통 경제학이나 재무학에서는 "투자자는 언제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라고 믿었습니다.
투자자라면 기업의 재무제표, 매출, 부채 비율 같은 숫자만 보고 냉철하게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세상에는 수천 개가 넘는 상장 기업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시간과 집중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똑똑한 투자자라도 시장에 있는 모든 기업의 재무제표를 뜯어볼 수는 없습니다. 연구진은 여기서 심리학적 기제인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성향)'에 주목했습니다.

Grullon, G., Kanatas, G., & Weston, J. P. (2004). Advertising, breadth of ownership, and liquidity.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17(2), 439-461.

2. 연구 목적 (Research Objective)

이 연구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서비스 광고(Product Market Advertising)가 제품 판매를 넘어, 주식 시장에서 해당 기업 주식의 '주주 구성(개인 vs 기관)'과 '주식 유동성(거래가 얼마나 원활하게 잘 되는가)'에 실제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로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3. 연구 방법 및 절차 (Methodology & Procedure)

연구진은 이론만 펼친 게 아니라 방대한 시장 데이터를 활용해 철저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 분석 대상: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수천 개 기업의 수개년 데이터
  • 독립 변수 (원인): 각 기업이 매년 지출한 '광고비(Advertising Expenditures)' 규모
  • 종속 변수 (결과):
    1.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 수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각각 분리)
    2. 주식의 유동성 지표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 거래량, 가격 충격 등)
  • 연구 절차: 연구진은 기업의 크기, 실적, 업종 등 주가와 거래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모조리 통제(Ceteris Paribus,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한 뒤, 오직 '광고비의 변화'가 주주 수와 유동성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통계적 회귀분석 기법으로 추적했습니다.


4. 연구 결과 (Findings)

결과는 마케팅이 재무를 완승한 확연한 데이터로 나타났습니다.

  • 첫째, 광고를 많이 하면 주주 수가 급증한다: 광고비를 많이 쓴 기업일수록 그 주식을 보유한 주주의 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났습니다.
  • 둘째,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가 광고에 훨씬 취약하다: 광고비 지출은 기관 투자자보다 개인(개미) 투자자를 유입시키는 데 압도적인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개미들은 익숙한 브랜드를 '안전한 주식'으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 셋째, 주식의 유동성이 좋아진다: 광고를 많이 한 기업의 주식은 매수·매도 호가 차이(Bid-Ask Spread)가 줄어들고 거래량이 늘어났습니다. 즉, 사고 싶을 때 바로 사고팔고 싶을 때 바로 팔 수 있는 '좋은 유동성'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대중 광고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 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 "우리 주식 안전하니까 얼른 사세요!"라고 외치는 주주 유치 마케팅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5. 시사점 (Implications)

이 연구는 기업 경영진과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엄청난 무기를 쥐여주었습니다.

그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마케팅 비용을 "쓰면 없어지는 아까운 지출"로 보며 깎으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 논문은 "마케팅 비용은 기업의 주가 가치를 높이고 자본 조달을 쉽게 만드는 '전략적 재무 투자'이다"라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마케팅이 단순히 영업 부서의 일이 아니라, 기업의 IR(Investor Relations, 주주 환원 및 투자 유치) 활동과 직결된다는 시사점을 남긴 것이죠.


6.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Real-world Impact)

우리가 매일 주식 창을 켜고 매매를 할 때도 이 논문의 법칙이 그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 우리가 '아는 주식'만 사는 이유: 우리가 엔비디아나 애플, 삼성전자, 혹은 길거리에서 자주 보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주식을 쉽게 매수하는 이유는 재무제표를 완벽히 이해해서가 아닙니다. 광고와 일상 노출을 통해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Familiar)'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 기업들의 꼼수, 대주주 매도 전 광고 폭등: 후속 연구들(예: Lou, 2014)에 따르면, 일부 기업 경영진들은 자사주를 매도하거나 유상증자를 하기 직전에 일부러 광고비를 대폭 늘려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뒤 주가를 부양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일 보는 광고 이면에 이러한 '주가 부양 시그널'이 숨어있을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주식 시장도 사람이 움직이는 곳이기에 심리학과 마케팅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기업의 광고는
소비자의 지갑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눈과 귀까지
사로잡는 강력한 마법입니다.
앞으로 TV나 유튜브에서 화려한 기업 광고를 보신다면,
"저 제품 사고 싶다"를 넘어
"오, 저 기업이 지금 주식 시장에서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구나!" 하고
한 단계 더 높여서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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