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쉽게 합니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죠. 왜 우리는 늘 현재의 즐거움에 끌리고, 미래의 이익을 미루는 걸까요? 행동경제학에서 이 문제를 다룬 대표 연구, David Laibson(1997)의 「Golden Eggs and Hyperbolic Discounting」을 소개합니다.
Laibson, D. (1997). Golden Eggs and Hyperbolic Discounting.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2(2), 443–478.
연구배경
기존 경제학은 사람들이 미래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계산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즉, 지수적 할인(Exponential Discounting): 미래의 가치는 현재 가치로 일정 비율만큼 줄어든다고 보는 관점이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의 보상은 과소평가하고, 당장 눈앞의 선택에는 크게 흔들립니다. 예: "내일부터 운동할 거야" → 실제로는 그 순간이 되면 또 미룸.
이 불일치를 설명하기 위해 Laibson은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연구목적
왜 사람들은 장기적 이익보다 즉각적 만족을 더 크게 중시할까?
어떻게 하면 이런 경향(현재편향)을 경제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개인의 저축, 소비, 투자 행동을 이해하고 정책 설계에 활용할 수 있을까?
연구방법
Laibson은 쌍곡선 할인(Hyperbolic Discounting)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지수적 할인: 미래가치가 일정하게 줄어든다.
쌍곡선 할인: 가까운 미래는 급격히 할인되지만, 먼 미래는 덜 할인된다.
즉, 오늘의 1만 원은 내일의 1만 5천 원보다 더 소중해 보이지만, 1년 뒤 1만 원과 1년+1일 뒤 1만 5천 원은 비교적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자제력 부족(self-control problem)을 수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연구결과
사람들은 현재의 유혹 때문에 장기적 목표 달성에 실패하기 쉽다.
합리적으로는 저축이 유리하다는 걸 알지만, 실제로는 소비를 선택한다.
따라서 개인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 전통 경제학 모델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자동저축, 인출 제한 등)가 필요하다.
▲ 쌍곡선 할인(Hyperbolic Discounting) 모델 : 개인의 소비·저축 행동을 수치적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1. 쌍곡선 할인 vs 지수 할인 비교
지수 할인에서는 장기 저축률이 일정하게 유지됨.
쌍곡선 할인에서는 가까운 미래의 보상이 과대 평가되어 장기 저축률이 급격히 감소.
[예시] - 오늘 100달러를 지금 받는 만족감 = 100 - 1주 후 105달러 → 실제 체감 만족감 ≈ 90 - 1년 후 105달러 → 만족감 ≈ 100 → 가까운 미래는 과도하게 할인, 먼 미래는 비교적 합리적 선택 가능
2. 자제력 문제(Self-Control Problem) 수치화
한 달 소득 중 저축 가능 금액 30%를 가정
쌍곡선 할인 모델에서 개인이 직접 저축을 선택하면 실제 저축률은 10~15% 수준으로 감소
반면, 제도적 개입(자동저축)을 적용하면 30%까지 저축률 회복 가능
3. “Golden Eggs” 은유
모델에서 “황금알”은 장기적 보상을 의미
현재편향이 강하면, “황금알을 깨먹는 소비”가 증가 → 장기 효용 손실
수치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편향이 없는 경우보다 장기 효용이 20~30% 감소
정리하면,
- 가까운 미래를 과대평가 → 단기 만족 우선 - 장기 목표를 지키려면 자동화된 구조나 Commitment Device가 필수 - 모델 수치를 통해 개인과 정책 수준에서 효과를 예측 가능
시사점
경제학적 합리성의 수정 → 사람은 합리적인 계산기계가 아니라, 감정과 유혹에 흔들리는 존재.
정책 설계 변화 → 연금·저축 정책에서 자동가입(default option)과 같은 제도가 효과적임을 보여줌.
행동경제학의 확장 → Laibson의 연구는 이후 Thaler, Benartzi의 Save More Tomorrow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실제 미국 기업 제도에 도입됨.
내 삶에 적용해보면,
저축: 매달 자동이체 설정 → 현재편향을 막고 장기 목표 달성 가능.
건강: 다이어트 앱에서 ‘벌금 설정’ 같은 자기 통제 장치 활용.
소비: 할부(“지금 당장 가져가세요”)는 현재편향을 자극 → 과소비 위험.
학습/자기 계발: “내일부터 공부할 거야” 대신, 작은 습관을 지금 시작하는 게 중요.
Laibson(1997)의 연구는 우리가 왜 스스로를 속이고, 미래를 미루는지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동시에 해답도 제시합니다. “사람은 약하니까, 제도와 환경을 바꿔서 미래를 지킬 수 있다.” 오늘의 작은 선택 구조를 바꾸는 것이, 미래의 나를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